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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한국화가)

이암(모견도) -2

by 2mokpo 2009. 7. 26.

 

 

꽃과 새, 강아지 그림〈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 종이에 채색, 86x44.9cm, 호암미술관 소장 

이 그림도 역시 한국적인 동물화의 세계를 펼친 이암의 유명한 작품으로, 꽃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서정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어미개는 보이지 않고 귀여운 강아지 세 마리가 꽃 그늘 아래 앉아 있는 표정과 행동이 천진스럽게 표현되어 있으며,

암수 한 쌍으로 보이는 새 두 마리와 나비, 벌로 보이는 풀벌레의 고개짓, 날개짓이 살아있어, 그림 전체에 약동하는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강아지 세 마리 중에서 검둥이는 물끄러미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고,

그 뒤에 있는 누렁이는 따뜻한 낮잠을 자는 듯 졸고 있으며,

앞쪽의 흰둥이는 풀벌레라(메뚜기 인가?)도 잡았는지 입에 물고 발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나무 위 가지에도 역시 한가로이 까치 두 마리가 앉아 꽃향기를 맡으며 사랑을 나누는 듯 다정해보이며,

꽃 향기를 맡았는지 날아오는 나비 풀벌레와도 반갑게 인사나누는 듯합니다.

 

특히 이 그림은 강아지의 천진스러운 눈 빛이나 안정된 구도, 새와 나비, 풀벌레의 움직임을 통하여 평화롭고도 따뜻한 느낌을 주며,

전체적으로 잘 어울어져 있어 조화롭고 안정적인 느낌을 받게됩니다.

특히 강아지의 표정은 역시 먹의 농담을 이용한 몰골법으로 부드럽게 표현한 반면,

뒷 배경의 꽃나무는 구륵법을 써서 잎새와 나무줄기 하나하나를 자세히 묘사하였습니다.

 

이암(1499 ~ ?)이 이런 화려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왕족출신 화가였기 때문일 수 있다.

이암은 세종대왕 4째아들인 임영대군의 증손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