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는 곡식에 들어 있는 이물질을 걸러내는 기구다.
옛날에는 가을에 벼를 베어 수확하면 흙으로 된 마당에서 바로 이삭을 털어내어 방아로 찧었다.
으레 쌀에는 돌이 섞이기 마련이므로 밥 짓기에 앞서 조리로 쌀을 일어야 했다.
지금이야 벼 수확에서 마지막 쌀 찧기까지 모두 기계로 이루어지니 밥에 돌이 들어가는 일이 없지만,
옛 주부들은 조리로 쌀을 이는 기술도 중요한 능력평가 항목 중 하나였다.
귀한 손님이 식사 중에 돌이라도 씹으면 안주인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옛사람들의 필수 부엌기구인 조리를 만드는 재료로 쓰이는 ‘조리 대나무’가 조릿대다.
조릿대는 뿌리줄기로 뻗어나가면서 거의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땅 표면을 뒤덮기 때문에
급경사지에서는 땅을 보호하고 건조를 막아주는 유익한 기능도 있다.
그러나 자기들끼리만 자라면서 다른 식물이 들어올 틈새를 주지 않는,
오직 나 혼자만 잘 살겠다는 특성이 말썽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번 조릿대가 번식을 시작하면 온통 자기네들 세상으로 변한다.
우리나라의 조릿대 종류는 신이대, 제주조릿대, 섬조릿대, 갓대 등이 있으며
일본과 중국에도 비슷한 종류가 자란다.
박상진 우리나무의 세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