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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한국화가)

기로세연계도

by 2mokpo 2012. 12. 3.

이 그림은 개성 만월도에서 문인들이 계회를 벌이고 있는 광경을 그린 그림이다.

 

 

 

화면 위쪽에 보이는 산이 개성의 송악산이고,

그 앞쪽에 높직하게 텐트를 덮어 친 곳이 만월대이다.
대(臺) 중앙에 큰 잔칫상이 하나 놓여 있고,

 이를 중심으로 계원들이 사각형 모양으로 둘러앉아 있다.


발문(跋文)에서는 계 모임에 참석한 계원의 수가 64인이라고 했지만

그림에는 66인이 그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들 중 2명은 계원이 아니라는 말인데,

그 인물이 어느 인물인지 그림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저마다 일인용 술상을 받고 앉아 있는 계원들 앞에

시중 들고 있는 동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앞쪽 계단 위에는 잔치의 흥을 돋우는 풍각쟁이들이 일렬로 앉아 음악을 연주하고 있고,

그들 앞쪽에서 두 명의 무동(舞童)이 풍악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연회장 오른쪽에는 음식을 장만하는 가건물이 보이고,

그곳에서 음식을 내어 오는 아녀자들의 걸음이 바쁘다.


주변 마당에는 계원을 태우고 온 것으로 보이는 말,

그리고 계원을 따라온 것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서성이고 있다.

왼쪽 소나무 아래에는 계회에는 관심이 없는 듯 따로 춤판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주모를 둘러싸고 자기네들끼리 술잔을 기울이는 술꾼들도 보인다.

 

전체 화면에 등장하고 있는 250여명의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린이, 마부, 그리고 저 혼자 술에 취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취객,

심지어는 벙거지를 쓰고 밥 빌러 온 거지의 모습도 보인다.


기로연은 조정이 사대부들을 위해 베푸는 일종의 경로잔치이지만

그들만으 잔치가 아니라 이웃과 함께하는 축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