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하루전날
오후에 산을 산으로 보지 않고
숲으로 보고자 하는 사람들과
돌산 나들이를 할 예정 이여서
오전에
오동도엘 다녀 왔습니다.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동백꽃의 붉은 꽃잎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꽃 중 가장 비장하게 지는 꽃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동백꽃을 지목할 것입니다.
꽃잎이 시들기도 전에 봉오리 째 떨어져
보는 이들에게 처연한 느낌을 안겨주는
동백꽃.
지금 이곳 남도 에서 붉은 꽃을 피워 올리기 시작 했습니다.
동백꽃의 일생을 떠올릴 때마다
내 삶도 저리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동백꽃
그 때는 이별이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
그저 슬품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때는 붉은 꽃송이가
덜컹덜컹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붉은 꽃송이가
사랑인 줄, 이별인 줄 몰랐습니다.
바보같이 꽃잎이 질 때는
한 잎 두 잎 소리 없이
곱게만 떨어자는 줄만 알았습니다.
이젠 이별이 사랑이라는 것을
덜컹덜컹 떨어지는 붉은 꽃송이가
이별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이남섭 시집 <마음의 강>에서
사촌 처남이 보내준 그의 시집을 읽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