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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야기/정원의 꽃과 나무 이야기

개불알풀=봄까치꽃

by 2mokpo 2010. 2. 11.

 

 

 

얼어붙은 땅에서도 먹을 것을 찾아 헤메야만 했던 시절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는 봄이 더욱 느릿느릿 온다고 여겼을 겁니다.

 

오랜 옛적 서양사람들은 황량한 겨울 들판에 피어난 작은 꽃에서 메시야의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머지않아 봄이 오리라는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이었기 때문이었다.

참 재미있는 이름을 갖고 있는 꽃---

이른 봄 코발트 빛깔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꽃이기도 합니다.

 

개불알풀의 학명은 'Veronica persica' 입니다. persica에서 알 수 있듯 서아시아 혹은 유럽원산의 귀화식물입니다.

베로니카는 성경에 나오는 여성의 이름이며

무거운 십자가를 등에 지고 형장을 향해 걷는 예수 그리스도의 흐르는 땀을 자신의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던 사람입니다.

그러자 그 손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비치는 기적이 일어났답니다.

개불알풀 속에 예수 비슷한 사람의 얼굴이 비치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저는 안보입디다)

 

이것이 베로니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까닭이랍니다.

참으로 고귀한 이름이지요?

영어 이름은 '고양이의 눈Cat's eye'인데 개불알 보다는 훨씬 어울리는 이름이란 생각이 듭니다.

북한에서 불리워 진다는 봄까치꽃 이란 이름도 이쁘고요.

 

이 작은 꽃에도 곤충들이 찾아와 꿀을 얻고 가루받이를 해 줍니다.

꽃잎의 선명한 선들이 꽃의 중앙으로 곤충들을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이것을 허니가이드(honey guide)라고 부른답니다.

코발트 색의 작은 꽃은 교묘한 장치를 써서 꽃가루를 나르게 합니다.

그 장치란 꽃자루가 가느다랗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술의 꽃가루 봉지를 지탱하는 자루의 양쪽끝이 가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꽃등애류가 꽃에 앉으면 자루가 휘어져 꽃이 기웁니다.

 

또한 개불알풀은 흔들리기 쉬운 모양을 하고 있어 곤충들이 꿀을 얻기 위해선

암술과 수술을 꼭 붙잡아야 하고 그 사이에 수분을 돕게 되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 누구나 대가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크든 작든 말이지요.

 

봄이 오면 언제나 제일 먼저 마음을 셀레이게 하는 꽃,

이제 온천지에 그 꽃이 피어날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설날!

봄까치가 새 봄소식과 함께

여러가지로 험난한 우리의 인생여정에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해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이 내용을 머리속에 담아두었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사진으로 담아 볼 예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