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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한국화가)

신사임당(수박과들쥐)

by 2mokpo 2009. 7. 7.

신사임당(1504 ~ 1551)은 안견의 영향을 받아서 산수화도 그렸지만 꽃과 나바, 풀과 벌레를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습니다.

<초충도 草蟲圖> 는 풀과 벌레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말합니다. 하지만 엄격하게 풀과 벌레와 곤충(파리,나비,벌,매미)만으로 구성된 예는 드물고 대개 채소·과일·꽃·새와 함께 그려지기도 합니다.

문장과 글씨 또한 훌륭하지만 화가로써 보여준 재능에 비할바는 아닙니다. 그 여러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 <초충8곡병풍>의 8점의 그림 중 [수박과 들쥐]를 소개 할까 합니다.

 

 

                                                                       [수박과 들쥐] 종이에 채색 28.3 x 34 Cm, 국립중앙 박물관

그림 가운데 수박이 ‘와하하’ 웃고 있습니다. 쥐 두 마리가 수박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수박의 빨간 입이 드러났습니다. 나비도 수박 냄새를 맡고 날아듭니다. 그 옆에는 빨갛게 핀 패랭이 꽃이 있습니다. 수박이 줄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쭉 휘어져 있습니다. 신사임당 특유의 색채가 곱게 나타난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수박에 일단 주목해 보십시요. 우선 서양적 기법이라면 빛을 많이 받는 수박 꼭지 부분을 밝게 그리고 아랫부분을 진하게 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임당은 수박 본래의 모습 그대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표피가 베껴져 있는 모습. 줄기에 또 다른 가는 줄기가 감고 있는 모습 등 수박을 철저히 관찰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초충도는 섬세한 관찰이 필수적 요건입니다.

 

먼저 오른쪽 패랭이꽃 을 보십시요.. 패랭이꽃 은 꽃말이 '청춘' 입니다. 청춘의 기상처럼 ??하게 그렸습니다.

 

 

하늘거리는 나비를 보십시요. 나비는 조선 화가의 주요 소재입니다. 나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나비 접(蝶) 자는 80을 상징하는 노인 질(耋) 과 중국식 발음이 같다고 합니다. ‘띠에’ 라고 발음하지요. 따라서 우리 옛 그림에서 나비가 나오면 일단 장수를 비는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대부분 맞습니다. 두 마리의 나비가 있군요. 색깔로 보니 암,수 한쌍인 것 같습니다. 부부가 해로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들쥐가 두 마리 있군요. 원래 쥐는 우리 옛 그림에서는 재물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재물보다는 두 마리의 쥐가 갈아먹는 모습. 낮과 밤이 번갈아 가는, 즉 세월이 흘러가는걸 말하는 것 같습니다. 쥐가 수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쥐가 이 수박을 다 먹으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요. 그러는 동안 조그마한 수박은 다시 크게 자라겠지요. 그래서 쥐가 수박을 갉아 먹는 모습은 지금껏 먹은 것 보다 먹을게 더 많이 남은 창창한 젊은이를 의미하는 건 아닐까요?

 

좌하에서 올라와 중앙을 가로질러 우측으로 휘어져 있는 수박 줄기를 보십시오.

이런 식의 줄기를 표현하는 기법을 여의(如意) 라 하는데 ‘뜻대로 된다’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다른 의미 설명

기쁨/ 부부금슬/ 80세⇒장수

나비는 춥고 황량했던 겨울을 지나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에 찾아오는 봄의 전령사다. 옛사람들에게 겨울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것 보다 혹독했을 것이고 춥고 배고픈 계절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봄을 맞이하는 기쁨이 지금보다 컸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때문인지 봄을 알려주는 나비 또한 기쁨을 상징한다. 《장자》의 ‘호접몽’은 인생의 덧없음을 말해주는 것이긴 하지만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던 순간을 즐겁게 그려내고 있다. 이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꿀을 따고 짝을 찾는 나비의 모습이 옛사람들에게 즐거움으로 비춰졌기 때문에 나비의 상징 의미가 기쁨, 즐거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흔히들 사랑하는 남녀를 꽃과 나비에 비유한다. 그래서 나비는 또한 금슬 좋은 부부를 상징한다.

한편 나비 접(蝶)자는 80세를 뜻하는 질(耋)과 중국식 한자음이 같기 때문에 80세 또는 장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길상적인 상징 의미를 가진 나비는 미술품이나 민속품 등에 폭넓게 적용되었으며 그 쓰임새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혼수품이나 베갯모, 매듭 등에 쓰인 나비 장식은 부부의 금슬이 좋기를 기원하는 것이며 함이나 가구 등에 장석으로 쓰인 나비는 부부금슬 또는 기쁨을 의미한다. 고양이와 함께 그려지는 나비는 70세를 맞는 기쁨을 누리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장수의 의미를 가지며, 국화와 함께 그려지는 나비는 80세가 될 만큼 장수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모란과 나비는 부귀영화의 기쁨을 기원하는 것이며, 덩굴식물과 나비는 자손 번성의 기쁨 또는 장수의 기쁨을 의미하고, 연꽃과 나비 또한 자손 번성의 기쁨을 기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사임당이 그린 수박 그림. 신사임당이 그린 초충도 8폭 중의 한 폭이다. 신사임당은 15세기 전반에 활동한 작가인데, 그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것들은 대부분 초충도이고, 산수도도 있다. 수박 두 덩이가 땅 위에 뒹굴고 있고, 수박덩굴은 길게 호를 그리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뻗어 있다. 그 끝에는 패랭이가 피어 있고 덩굴 위에는 나비가 날고 있으며, 땅 위에는 쥐 두 마리가 수박을 파먹고 있다. 여기서 수박은 씨가 많기 때문에 다산의 상징으로 쓰인다. 자연의 즐거움과 다산의 소망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