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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이후 --/살아가는 이야기

지금까지 살아보니

by 2mokpo 2023. 8. 1.

살아보니 책이나 그 외에 간접 경험만으로는 알기 힘든,

인생이 가르쳐 주는 인식이란 게 있더군요.

이 나이 들어서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 많은 시간들이 흘러야 얻는 것 말입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많습니다.

··· 그게 그런 의미였구나!’하고 느껴지는 경우가 가끔 있지요.

얼마 전부터 무엇이든 예전보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미술이나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도 보거나 들으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새로운 감동을 전해 줄 때가 종종 있고 그래서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스스로 지적 허영심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정원의 꽃 한 송이를 보는 것도 모양과 색등 자세히 들여다봐집니다.

 

규격화와 표준화되는 산업사회에서 살아온 지난날, 살아갈 날들--

아파트 가격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구조의 아파트,

도심을 달리는 몇 종류의 승용차, 계절마다 유행하는 비슷한 색깔과 스타일의 의류······

외적인 모습만 그런 게 아니라 내면도 갈수록 규격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 내듯한 획일적인 교육 체계 아래에서

학생들이 창조성을 잃을까? 걱정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지금이 좋지만

나도 살아온 방식 때문인지 규격에서 벗어나면 불안해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정해진 틀 안으로 돌아오면 안심을 하게 됩니다.

 

나에게는 AI까지 등장한 정보화 사회도 별로 위안이 되지 못합니다.

안개처럼 자욱한 세상에서 때로는 나는 무엇을 봐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구분하지 못한 채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그나마 아침에 일어나면 날마다

새로움을 주는 정원이 있어 큰 위로가 됩니다.

매일 새로움을 주는 정원이 규격화된 세계에서 나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날마다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날마다 떠나야 하고,

머무는 삶이 아니라 떠나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끊임없이 적응하는 유목민의 생활과

집시들의 삶을 잠시나마 떠 올려 보면서 마음속으로라도 경험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날마다 새로워지고자 할 때

우리의 삶은 무기력에서 활력으로,

필연에서 자유로,

노예에서 주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