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 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알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합니다.
단순히 ‘비발디 좋지, 바로크알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그거 영화(엘비라 마디칸>에 나오는 건데’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보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우선 느끼세요.
우리는 모두 유기체 잖아요.
고전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문이 열려요, 그 다음에는 막힘없이 몸과 영혼을 타고 흐를 겁니다.
저의 경우 클래식 음악을 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건 대학 때였습니다.
어느 날 친구 집에 맥주나 한잔 하자고 놀러 갔는데
커다란 오디오가 있었어요. 친구가 LP를 하나 걸어줬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음악을 듣는데 갑지가 강물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청각이 시각화되어서 강물이 보이고, 그 강물이 흘러가고 그러다 물줄기가 점점 거세졌습니다.
친구에게 곡명을 물어보니까 스메타나의 교향시<나의 조국> ‘몰다우’ 라는 곡이었습니다.
몰다우 강을 묘사한 곡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음으로 묘사한 것이 나에게 그대로 시각화 되어 전달된다는 사실에 전율했죠.
그 다음부터 클래식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했습니다.
라디오에서 클래식 채널을 듣고,
TV에서 관련 음악 프로그램을 보고,
책을 읽고,
영화를 봤습니다.
알면 알수록 궁금한 것들이 늘어났지만 또 그만큼,
내가 아는 만큼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군에서 제대를 한 후였어요.
TV를 잘 보지 않는데 목요일 밤 11시에하는 <명곡의 고향>은 꼭 봤어요.
그리고 PD를 꿈꿨죠.<명곡의 고향>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걸 보면서 아, 언젠가 내가 저걸 만들면 참 좋겠다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인켈 광고 공모전에 참가했어요.
클래식 음악에 뻐져 있던 당시의 저답게 ‘음악은 세 번 태어납니다’라는 카피로 광고를 만들었어요.
“ 음악은 세 번 태어 납니다.
베토벤이 작곡했을 때 태어나고
번스타인이 지휘했을 때 태어나고
당신이 들을 때 태어납니다.
음악이 세 번째 태어나는 그순간
인켈이 함께 합니다“.
교향시 : 표제 음악의 일종으로,
시, 전설과 같은 문학적인 내용이나
풍경 따위의 회화적인 내용을 관현악으로 표현한
자유로운 형식의 악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