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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읽다가·서평 모음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지은이 : 레이첼 클라크

by 2mokpo 2021. 12. 18.

죽음을 앞둔 환자들로부터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웠다고 자부하던 호스피스 의사가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비로소 깨달은 삶의 의미를 담은 책이다.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가운데 님로드를 바렌보임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공연으로 보여주고 부모님의 얼굴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이~~~p20

 

그가 80년간 숨겨 온 비밀을 마지막 순간에 털어놓은 이유

 

아서라는 한 남자가 임종의 순간에 자신을 피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다.

학창 시절에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의심이 들긴 했어. 하지만 아니라고 계속 아니라고 부정했지. ‘아서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말을 하는 것은 폐가 망가진 사람에게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베릴은 남자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멋진 배우자였어, 사랑이 넘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야,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어. 내 가족에겐 그 사실을 차마 털어놓을 수 없었어.”

아서는 수십 년 동안 동성애를 지속했다. 남부끄러운 관계를 평생 은밀하게 이어왔다. ‘아서는 사회적 편견과 개인적 의무감에 짓눌린 채 평생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고, 그 점을 무척 애통해왔다.

 

난 내 파트너가 죽을 때 곁에 있을 수 없었어.---지금 파트너인 조나단이 살아 있다 해도 지금 내 곁을 지켜줄 수 없을 거야. 우린 이렇게 평생 드러낼 수 없는 사이였어.”

 

나도 모르게 아서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인생의 실타래를 풀어가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바라고 자신의 참모습을 인정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서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그의 증인이었다.

이제 그의 참모습을, 그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고마워요, ‘아서’” 내가 거듭 말했다. "애써 감춰 온 이야기를 내게 들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기어이 규칙을 깨고 말았다. 나는 색 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는 걸 아서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의 이야기를 잘 들었고 소중히 간직하겠다는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환자의 뺨에 일을 맞추었다. ~~나는 흙빛으로 물든 그의 얼굴 쪽으로 다시 몸을 기울였다. 아서는 땀으로 축축한 얼굴과 약간 흔들리는 어깨를 기어이 일으켜서 내 뺨에 입을 맞춰 주었다. 우리 둘 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잘 알았다. p189 ~ 195

출처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

 

내 생각~~

마지막 순간에 털어놓고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죽은 아서.

나라면 어땠을까? 를 생각해 보았네-

 

*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가운데 님로드

몇 번 들어보았는데 난 아직 그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