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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읽다가·서평 모음

무서운 여자

by 2mokpo 2022. 1. 11.

세상에 둘 뿐

이제 많은 돈은 필요치 않아요

그러다 더 아프면 무슨 소용인가요

 

괜찮다 말하지 말고

아프다 말해도 돼요

 

웃는 얼굴 보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어요

 

나이가 들면 정으로 산다 했던가요

그러니까 아프다 말해도 돼요

 

그 말 들어줄 수 있는 사람

세상에 둘 뿐이라 생각하면 되잖아요

나는 그대에게 아프다 말할 겁니다.

 

무서운 여자

술 마셨다고 눈 흘기지만

아침이면 콩나물 해장국과 분홍 입술 내미는 여자

 

먼 길을 떠나는 날에

언제 오느냐고 묻지도 않고 지갑을 채워 놓는 여자

사는 동안 잊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 주며 미워 죽겠다 호들갑 떠는 여자

 

아주 심심한 저물녘에

늙지 마요 타박하며 얼굴 주름 살살 닦아주는 여자

 

어쩌다 설거지해놓으면

정말 착해요 하며 아들인 양 엉덩이 토닥이는 여자

 

빈 통장인 줄 뻔히 아는데

아직은 정말 괜찮다 능청스럽게 거짓말하는 여자

 

눈물겹도록 슬픈 날에도

왜 그래요 묻기보다 어떤 식으로든 웃겨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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