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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이후 --/살아가는 이야기

만년필 2개

by 2mokpo 2018. 8. 11.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만년필 2개를 발견했다.

언제 넣어 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에야 만년필이 내 눈에 띄었다.

서랍속의 잡다한 물건과 함께 깊고 오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하나는 여동생이 한국은행전주지점에 근무할 때

창립23주년 기념식으로 직원들께 선물한 만년필이고,

다른 하나는 형님이 독일에서 귀국할 때 선물한 만년필 인 것 같지만

정확히 그 내력은 알 수 없다.

 

아나로그의 감성 때문인지 만년필로 메모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랍에서 꺼내어 세척 후 잉크를 사와 넣어 보았는데 쓸 만 했다.

 

오래전부터 우리 손에서 멀어진 만년필.

여러 가지 필기구가 범람하지만 아직 만년필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은

잉크로 쓰는 글씨에 향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잉크를 채우고 종이 위에 누구에게라도 편지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편지로 안부를 물어볼 친구가 없다.


책을 읽고 마음에 와 닿는 한 구절 이라도 쓰기위해 만년필을 잡고 앉으니

나도 모르게 몸의 자세부터 단정해진다.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씩 또박또박 써나간다.

 

타임머쉰을 타고 글씨를 사모하던 옛날을 다녀온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