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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읽다가·서평 모음

전주물꼬리풀-안도현의 발견

by 2mokpo 2015. 6. 16.

전주물꼬리풀
식물은 나라나 지역에 따라서 제각각 이름이 있기 마련이다.

공식적인 학명은 세계적으로 국제식물명명규약에 의해 부여된다고 한다.

 또 나라마다 사용하는 국명이 따로 있다.

보통은 첫 발견 장소나 생김새의 차이에 따라 발견자가 임의로 붙이는 게 통례다.

학명에는 발견자의 이름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도 인간의 이기심이 작용한 것 같아 찜찜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 식물의 학명은 대부분 1910년대에 나카이 다케노신이 선점해

세계 학계에 발표함으로써 공식 명칭으로 등재되었다.

안타깝게도 조선이 근대 학문의 세례를 늦게 받은 탓이다.

한반도에서만 사는 금강초롱의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 Nakai’다.

등재자 나카이는 조선총독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식물학자다.

그런데 하나부사는 누구인가? 이 사람은 1875년 강화도를 침입한 운양호 사건의 주역이면서

조선 침략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앞장선 일본의 초대 대리공사 하나부사 요시모토를 가리킨다.

나카이가 그를 기리는 뜻에서 붙인 것이다.

우리가 쓰는 국명 중에는 지역 이름이 붙은 게 있다.

 광릉물푸레, 서울귀룽나무, 제주광나무, 변산바람꽃 등이 그러하다.

얼마 전에 국립생물자원관이 전주물꼬리풀의 인공 증식에 성공해서

전주 송천동 오송제에서 꽃을 피웠다. 언론은 101년 만의 귀향이라고 한다.

궁금해서 학명을 찾아보니 ‘Dysophylla yatabeana Makino’. 아뿔싸,

역시 일본 학자 마키노 도미타로의 이름이 붙어 있다. 392쪽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