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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나무 이야기

소나무

by 2mokpo 2014. 10. 24.

 

 

옥연정사는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 께서 후년에 거처하신 가옥이다.

안동 하회마을 낙동강 위의 부용대 중턱에 있는데 이곳은 살림을 사는 집이 아닌 서애 선생이 학문과 만남을 위해 사용 되었다고 한다.

옥연정사는 1576년에 집짓기를 시작해서 10년 만에 완공되었는데,

집 지을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때 탄홍(誕弘)이라는 스님이 도와주어서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선생이 쓴 '옥연서당기(玉淵書堂記)'에 보면 집을 지은 당시의 선생의 소회가 드러나 있다.

'사슴, 고라니 같은 내 천성은 산야에 삶이 알맞지 시정간에 살 사람이 아니었다.

중년에 망령되게도 벼슬길에 나아가 명예와 이욕을 다투는 마당에서 골몰하기를 20년이 되었다.

손발을 움직일 때마다 걸핏하면 해괴한 일만 저질렀으니,

그 당시에 크게 답답해 했었고 슬퍼하면서 이곳의 무성한 숲 속을 그리워하며 즐거움을 삼았던 것이다.

지금은 임금의 은혜로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올 수 있었으니, 정말 벼슬 따위와 같은 영화란 이미 지난 일이었다.'

 

'새소리 들리는 언덕과 골짜기의 즐거움이 깊어가는 이때에, 마침내 집이 완성되었다.

문을 닫고, 찾아오는 이도 사양한 채 방안에 깊이 틀어박혀 지내며, 산과 계곡을 이리저리 거닐기도 하며,

때론 서적들로 취미를 붙여 그 의미를 궁구하기도 하고, 성긴 밥이나 맛있는 음식의 기름짐을 잊기에 족하니,

좋은 때 아름다운 경치에 정겨운 벗들이 우연히 모여들면, 그들과 더불어 굽이진 계곡을 거닐기도 하며,

바위에 앉아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흰 구름을 읊기도 하면서, 물고기 새들과 함께 어울려 호탕이 지내노라면,

이 모든 것이 마음을 즐겁게 하여 근심을 잊는다.

 

옥연정사 마당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서애 선생이 직접 심은 것이라고 한다. 안내문에도 수령이 450년으로 나와 있으며.

 2003년 12월에 안동시 보호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옥연정사의 분위기를 고풍스럽게 해 주는 고마운 소나무다.
언젠가는 여기서 하룻밤 묵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