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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모셔온 글 모음, 어록

아이 손 잡고 걷는 가을 숲길…또 하나의 ‘힐링’

by 2mokpo 2013. 10. 29.


“숲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공격성이 낮아진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7월 한 달간 학교숲 조성 학교와 미조성 학교의 초등학생 613명을 대상으로 ‘학교숲이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산림청은 청소년들에게 친자연적 학습공간을 제공할 목적으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 1100여곳의 학교에 학교숲을 조성해 왔는데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공격성 척도를 지수화한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적대감’의 경우 학교숲 조성 학교의 학생들이 미조성 학교에 비해 18%, ‘행동공격성’은 20%, ‘분노감’은 19%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 하시연 연구원은 “작은 공간에 조성한 학교숲이라 해도 학생들이 오가며 지속적으로 숲의 변화를 살필 수 있고, 언제라도 찾을 수 있어서 숲의 효과를 누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기를 맑게 하고, 산사태와 홍수를 예방하는 등의 혜택뿐 아니라 숲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까지 안겨주는 셈이다. 늦은 가을, 아이들과 함께 숲을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
산림청 산림교육센터인 강원도 횡성의 ‘숲체원’은 숲 체험을 희망하는 가족을 위한 숲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솔방울과 잣나무, 전나무 등 나무마다 형태가 다른 솔방울을 만져보고, 숲의 향기도 느껴보는 오감 숲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숲체원 권혁기 교육운영팀장은 “습하면 벌어지고, 건조하면 오므라드는 솔방울의 특성을 활용해 날씨를 짐작했던 옛 어른들의 지혜 등 숲과 관련한 재미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약은 체험일 한 달 전부터 누리집(www.soopchewon.or.kr)에서 할 수 있다.

숲 체험 많이 한 학생일수록
공격적 행동 않고 적대감 낮아
산림청, 숲체험 프로그램 운영
해설가 설명 함께 들으면 1석2조
 
전남 장성의 ‘장성 치유의 숲’은 편백나무에서 오일을 추출해 가족끼리 마사지를 해보고, 족욕도 하며, 숲길도 거닐어 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체험 프로그램으로, 비용은 무료다. 10명 이상이어야만 신청할 수 있다. 전화(061-393-1777) 또는 인터넷 다음카페(cafe.daum.net/mom-mamhealing)에서 예약할 수 있다.
경기도 포천의 광릉 국립수목원에서도 숲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숲 해설가를 따라 1시간30분가량 숲길을 거닐게 된다. 누리집(www.kna.go.kr)에서 수목원 관람을 우선 예약한 뒤, 수목원에 찾아가 숲 해설 신청을 하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신청 순서대로 수시로 숲 해설에 참여할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도심 안에서도 숲 체험이 가능하다. 정부대전청사는 청사 안에 ‘숲사랑체험관’을 운영하며 목공예 체험과 숲의 생태 이해 등 24개 종류의 숲 관련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오전 시간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의 단체관람이 많은 탓에 오후 시간대 관람이 편하다. 숲사랑 체험관 엄철현 숲 해설가는 “산에 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심에서도 숲과 친숙해지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관 예약은 전화(042-481-4264)로 하면 된다.
자녀와 자유롭게 숲길을 체험하고 싶다면 산림청이 추천하는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은 숲길을 참고할 수 있다. 강원도 인제의 ‘둔가리약수숲길’ 중 3구간인 ‘미산동길’은 내린천을 따라 숲길이 이어지며,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전북 남원의 주천과 운봉을 잇는 ‘지리산둘레길’ 1구간 중 회덕에서 내송까지 4.2㎞가량 이어진 옛길은 폭이 넉넉하고 정비도 잘되어 있어 솔숲을 즐기기에 좋다. 그 외에도 한라산 둘레길에 속하는 ‘사려니숲길’, 강원도 양구와 인제를 잇는 ‘백두대간 트레일’, 비무장지대(DMZ) 펀치볼 둘레길인 ‘평화의 숲길’ 등도 가족과 함께 걷기에 적당하다. 백두대간 트레일(033-461-4453)과 평화의숲길(033-481-8565)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출처 : 한겨레신문 2013년 10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