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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모셔온 글 모음, 어록

MB에게 스쿼시를 권함

by 2mokpo 2013. 4. 24.

테니스는 원래부터 귀족 스포츠였다. 테니스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많지만, 11세기 즈음 유럽의 성직자와 귀족들이 즐기던 운동경기 라폼므(la paum)가 16세기 이후 지금의 테니스와 비슷한 죄드폼(Jeu de paume)으로 발전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죄드폼은 특히 프랑스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서 인기였단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사건 가운데 하나인 ‘테니스 코트의 서약’이 맺어진 곳도 바로 베르사유 궁전 안의 실내 테니스장 아닌가. 자신을 만물 위에 군림하는 태양으로 비유한 루이 14세도 그 운동을 즐겼다고 한다.

그 ‘황제 테니스’의 명맥은 수백 년 뒤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해졌다. 서울시장 시절 이미 사용료 600만원을 내지 않고 공짜로 남산 테니스장을 이용해 물의를 빚었던 그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그 ‘버릇’을 못 버리고 ‘황제의 추억’을 만끽하고 있다.

비서진의 전화 한 통이면 바로 예약 시스템 전산 조작이 가능해, 동호인들 사이에 예약 경쟁이 높은 토요일 오전에도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오롯이 독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테니스 파트너로는 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동원됐다.

논란이 일자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런 의견을 내놨다. “앞으로는 올림픽공원 테니스장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테니스를 치도록 하겠다.” 다른 곳이라면 혹시…?

“앞으로 교도소 벽 보고 원 없이 스쿼시 칠 수 있을 듯”이라는 한 누리꾼의 댓글이 의미심장하다. 외로운 테니스장에 가끔 응원을 가자. “MB님 나이스 서브~.”

이 전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테니스를 배웠다면 한국의 나달(팬들, 죄송)이 되었을까?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의 빌 게이츠를 육성하기 위해 초등학생에게 컴퓨터 소프트웨어 코딩(컴퓨터 언어로 명령문을 기술해 나가는 과정)을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밤새 코딩하다 밤샌 대기업 하청 비정규직 IT 노동자들이 이 소식을 듣고 탄식했다. “저 사람들 머릿속을 디코딩(decoding)해야 돼.” 싸이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주장했다. “싸이가 말춤으로 세계를 제패했으니 학교 교과에 말춤도 넣어라!”

출처 : 시사 in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