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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자연, 환경, 숲

2˚C, 지구온도 상승 억제선이 위험하다

by 2mokpo 2012. 12. 6.

지난 1일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에서, 전세계에서 온 수백명의 환경운동가들이

각국 정부에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조처들을 요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2년전 칸쿤 회의서 합의했지만
 온실가스 감축 속도 더뎌 한계
 “세기말까지 3~5도 상승할 수도”
 유엔환경계획·세계은행 등 지적
* 2˚C :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량
 
20여년간 이어져온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서 가장 오래 미뤄졌던 숙제 가운데 하나는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지구 온도 상승을 어느 선에서 억제할 것인가였다.

온도 상승의 영향이 나라마다 다르고, 억제 목표를 어디에 설정하느냐에 따라 부담해야 될 비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1992년 기후변화협약과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프로그램을 출발시키고도,

목적지 격인 온도 상승 억제선을 2년 전에야 겨우 설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190여 나라는 2010년 12월 멕시코 칸쿤 기후회의에서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지구 온도가 그 이상 올라가면 기후변화가 매우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이미 섭씨 0.8도 상승한 상태다.

국제사회는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 추가 상승을 1.2도 이내에서 억제하는 데 성공해, 칸쿤에서 내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현재 기후변화 대응 추세를 볼 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기후변화 협상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2007년 발표한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에서 억제되기 위해서는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늦어도 2015년까지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까지는 2000년 대비 50~85%까지 줄어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서 아이피시시의 이런 시나리오는 저개발국가들이 선진국들을 압박하는 카드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 협상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조차 칸쿤 회의에서 전세계의 온실가스 배출 정점 도달 시점으로

2020년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안했다.

국제사회가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기후회의에서 모든 국가들이 감축에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변화대응체제를 2020년에 출범시키는 일정에 합의한 것은 아이피시시가 제시한

이 시나리오를 공식 폐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2020년까지만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하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 억제가 가능하다는

유럽연합의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실제 목표 달성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도하 기후회의 개막 직전 발표한

‘2012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서

“세기말까지 섭씨 2도 이내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10년 현재 50.1억톤을 기록하고 있는 전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에 44억톤까지 줄어야 하지만,

현재의 세계 각국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모두 달성하더라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52억톤에 이르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지구 온도는 세기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3~5도 상승할 수도 있다”며

세계 각국이 좀더 획기적인 감축 목표를 내놓고, 이를 조기에 이행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세계은행도 도하 기후회의에 앞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독일의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PIK)와 비영리 민간기후연구소인

‘클라이미트 애널리틱스’에 맡겨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만약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2060년대까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4도 이상, 세기말까지 6도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고,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모두 이행한다 하더라도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4도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20%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아이피시시의 2007년 기후변화평가보고서를 보면 유엔환경계획이 세기말까지 가능하다고 본 3~5도의 평균온도 상승은

바닷물의 열팽창만을 통해서 해수면을 0.6~2.9m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남극대륙과 그린란드를 덮고 있는 빙하가 녹아내리는 데 따른 해수면 상승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극지방의 영구 동토층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대량 방출되면서 온난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자료출처 : 한겨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