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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읽다가·서평 모음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

by 2mokpo 2012. 12. 3.

용서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첫째 오해 : 용서하면 몸과 마음으로 상대방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의지로 용서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용서하는 것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
느낌을 포함한 몸 자체가 용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자신이 참으로 용서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자기비판과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

둘째 오해 : 용서는 곧 화해다.
용서와 화해는 같은 것이 아니다.
즉 용서했다고 화해가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다.
용서는 상대방과 관계없이 나와 나의 미래를 위해 내가 하는 것이다.
화해는 쌍방의 행위로 이루어진다.
화해는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용서가 꼭 화해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밀양이라는 영화에서 신애는 '용서는 가해자와 관계없이 피해자 자신의 내면에서 홀로 이루어지는 고결한 작업"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내가 용서해야 하는 상대방과 개인적으로 접촉할 필요는 없다.

 

셋째 오해 : 용서했으면 다 잊어야 한다.
정말 용서했다면 과거의 상처를 다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용서를 해도 과거의 상처를 기억할 수 있다.
상대가 똑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필요도 있다.

 

넷째 오해 : 중독자나 정신적 문제가 있는 병자와 관련되 오해
중독자들(알코홀, 도박, 성)은 용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습관작으로 배우자를 구타하는 이들은 용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다섯째 오해 : 값싼 용서는 진정한 용서가 아니다.
값싼 용서란 나에게 잘못한 이를 애써 좋게 봐주는 것으로, 저질러진 악을 외면하는 것
진정한 용서는 저지른 잘못이나 악을 정면으로 대면하고 상대를 유죄판결하고 나서 용서하는 것이다.

 

여섯째 오해 : 섣부른 용서는 진정한 용서가 아니다.
기독교적 가르침인 용서와 화해에 대해 잘못 이해하거나 강박관념을 갖는 사람들은 성급하게 용서하는 경향이 크다.
친밀한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 관계가 소원해지면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즉시 갈등을 해소하고 싶어서 그럴 수도 있다.  

서둘러 용서하면서 내 안의 분노와 아픔을 억압하게 되는데  그 억압된 분노와 아픔은 나중에 더 강력한 파괴적 힘이 된다.
성급한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의 자기 존중감의 결여를 드러낸다. 
성급한 용서는 덕이 아니라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중에서 송봉모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