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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야기/정원의 꽃과 나무 이야기

용담

by 2mokpo 2010. 10. 22.

 

 

 

 

농익은 보라빛 꽃송이가 가을에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용담.

용담은 뿌리를 약으로 사용하는데  쓴 맛이 곰의 쓸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하여

상상의 동물인 용을 떠올려 용의 쓸개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실제로 용담 뿌리에는 쓴맛을 내는 겐티오피크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침과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장을 활성화시켜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하며

이 외 과남풀, 초룡담, 관음초 등으로 불리운다.

 

경상도 지방에 용담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옛날 어느 깊은 산 속에 한 나무꾼이 살았다.

  몹시 추운 어느 날 나무꾼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눈 덮인 산 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한참 눈을 헤치며 산을 올라가고 있는데 산토끼 한 마리가 눈 속에서

풀뿌리를 캐는 시늉을 하는 것이 보였다.

나무꾼은 토끼를 잡으려고 쫓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몇 걸음 앞서 도망가면서도

계속 눈 속을 앞발로 헤 짚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무꾼이 토끼가 발로 헤집던 곳을 살펴보니가냘픈 줄기에

보랏빛 꽃이 달린 처음 보는 풀이 있었다. 

나무꾼은 신령님이 산토끼를 대신하여 신령한 약초를 내려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풀의 뿌리를 캐어다가 위장병으로 앓아 누워 계신 어머님께 달여드렸다.

신기하게도 어머니는 며칠 뒤에 깨끗하게 나아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나무꾼은 이 약초가 산신령이 내려 준 것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 풀의 맛이 마치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하여 ‘용담이라고 이름 지었다.

 

 

꽃과의 대화   (법정스님)

서로의 향기로써 대화를 나누는 꽃에 비해
인간은 말이나 숨결로써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꽃이 훨씬 우아한 방법으로 서로를 느낀다.

어느 해 가을, 개울가에
다른 꽃은 다 지고 없는데
용담이 한 그루 남아 있었다.
나는 그 꽃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몹시 궁금했다.
입 다물고 있는 용담의 꽃봉오리에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나는 네 방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데
한 번 보여주지 않을래?'하고 청을 했다.
다음날 무심코 개울가에 나갔다가
그 용담을 보았더니 놀랍게도
꽃잎을 활짝 열고 그 안을 보여 주었다.

어떤 대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그 대상을 사랑해야 한다.
이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열어 보여야
저쪽 마음도 열린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