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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읽다가·서평 모음

민중신학의 탐구

by 2mokpo 2009. 12. 23.

수년전에 읽어본 서남동님이쓰신 <민중신학의 탐구>를 뒤저기다 밑줄친곳 몇귀절을 적어 봅니다.

한국인의 미륵신앙에 의한 민중사 형성과정

불교의 미륵신앙이 기독교의 “천년왕국 신앙”과 미타신앙이 “신국신앙”에 상동(相同)하다.

 

지배자의 지배이데올로기로 이용되는 신국 - 서방정토 - 극락왕생과 민중의 역사적 갈망의 상징인 천년왕국 - 용화세계 - 미를하생이 그대로 상동 하는 이유로 두 종교 모두 사회경제사적 제약을 받기 때문 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역사상 미륵신앙은 늘 눌린자들의 갈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지배체제로부터 이단시 되고 박멸 되었다.

 

미륵은 석가제자중의 한사람이었으며 석가 생전에 일찍 죽엇다.

미륵은 (다른 제자인 지장과 함께) 실천적, 민중적, 미래적 성경을 띤 부처다.

시골 논두렁에 돌을 도끼로 찍어 만든 미륵이 민중의 혁명의지를 표현한다면 사찰에 안치된 금동여래상은 귀족들의 타력구원신앙을 잘 드레 낸다.

 

불교의 우주 특히 시간관에 의하면 세계가 시작된 태초의 무명으로부터 이 세계의 종말까지를 현겁(賢劫) 이라고 하는데 이 현겁 동안에 일천불이 차례로 출현 한다.

첫 번째가 구류손불, 두 번째가 구나함무늬불, 세 번째가 카아샤파불,네번째가 석가모니불,다섯번째가 미륵불이다.그러므로 석가불은 현세불이고 미륵불은 미래불 이다.    74-75쪽

 

석문의 전설

"신랑신부가 첫날 밤에 촛불을 켜고 앉아 있었는데 그 때 갑자기 신랑이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서 문을 차고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려서 찢켜나가고 말았다. 밖에 나간 신랑은 신부가 음탕해서 예절을 잃고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오줌을 누고는 그 길로 집을 떠나버렸다.

 

다음날 신부집 사람들이 신부방을 열면 그때마다 문을 여는 사람은 그만 질색하여 죽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방은 문이 닫힌 채로 40여년이 지났는데 옛날 신랑이 뜻밖에 딴 볼 일이 있어서 그 집 옆을 지나가다 그래도 그 집에 들려서 방문을 열었더니 신부는 40여년 전 그날 밤 그 모습으로 원삼을 입고 족도리를 쓴 채 앉아 있었고 문 돌쩌귀에는 그 때의 자기의 찢어진 옷자락의 조각이 걸려 있어서 그 날 밤의 성급했던 자기의 오해를 알게 되었다.

신랑은 측은한 마음,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신부에게 다가서 그 어깨를 어루만지니 그 때서야 매운 재가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다 "는 신부의 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전설의 경우는 재회와 치유와 화해의 기다림으로 한이 형상화되었다고 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치유되고 화해 해야 할 한이 많습니다. 용산철거민 문제도 치유와 화해를 해야 할 당사자가 있을텐데---

 

한은 문화적 사회적 억압이며, 구조적인 측면이 있다고 볼 때, 한을 풀어야 하는데 현실의 모순에서 맺어진 한의 집약적인 사례들이 용산철거민 이외에도 우리 사회에 많을 것 같다.

이런 맺힌 한들을 푸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데 나는? 부끄럽다.

88쪽 석문의 전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