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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자연, 환경, 숲

[기고]2012년 이후 숲의 의미

by 2mokpo 2009. 3. 23.

2012년 이후 숲의 의미

인류는 현재 기후변화와 관련해 기로에 서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과 같은 안정적인 문명 건설을 계속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인류문명이 붕괴되는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로의 중심에 숲이 있으며, 특히 2012년은 바로 그러한 숲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해가 될 것이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 위기는 인류 문명 건설 과정에서 숲의 파괴와 함께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 증가와 같은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인간이나 동물은 식물이나 다른 동물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분해해서 필요한 양분과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식물은 필요한 양분과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여 조달한다.

최근 세계 인구가 늘면서 숲과 인류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인류가 충분히 쓰고도 남아돌던 나무와 숲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68억명의 세계 인구가 먹고 살기 위해선 매년 식물이 광합성 작용으로 생산하는 바이오매스의 40% 정도가 필요하다. 세계 인구가 늘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비율의 바이오매스가 인간에게 돌아가고, 그만큼 다른 생물종들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생물종과 각종 생물들의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즉 멸종 또는 생물다양성 감소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지구상에 다른 생물종이 대부분 사라지고 인간들로만 가득차게 된다면 인류가 맞이할 운명 또한 불을 보듯 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숲은 파괴되면서 기후변화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도 되고 있다. 바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의 광합성 기능 때문이다. 나무는 종류에 따라 키가 100m까지 자라며 5000년까지도 살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오래 사는 식물이다. 식물의 생장을 통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산불, 병충해 또는 고사목 등으로 배출되는 양보다 크게 되면 순 흡수가 이루어져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일들은 인류가 나무를 심거나 산림경영활동을 통해 인위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활동이다. 이 때문에 유엔에서는 교토의정서를 통해 이 같은 숲의 기능을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노력에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국제사회의 이산화탄소 배출 의무 감축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짧은 기간 내에 나무가 더 크게 자라게 하는 데 노력을 집중시켜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활동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빨리 자라거나 목재의 밀도가 높은 수종을 심어야 할 것이며, 산림경영도 원하는 크기의 목재를 생산하는 것 이외에 산림경영 기간 해당 산림의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자료출처 : 경향신문 [기고]

<탁광일 국민대 교수·산림자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