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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나무 이야기

산수국

by 2mokpo 2011. 7. 19.

 

 

 

말 그대로 산에서 피는 그리고 물을 좋아하고

 국화처럼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이어서 붙은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Mountain Hydrangea 라고 합니다..

산수국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련한 꽃으로 꿀이 없기 때문에

벌이나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산수국은 꽃봉우리 주위에 예쁜 꽃잎들이 피는데

이는 벌레를 유인하기 위한 위장용이며

실제는 암술과 수술이 없는 헛꽃으로

중간에 작고 모여 있는게 진짜 꽃이다.

 

여름 숲으로 가면 숲을 환하게 밝히는 꽃이 산수국 입니다.

(사진 속의 가장자리 큰꽃이 헛꽃 입니다)

 

산딸나무가 헛꽃을 달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산수국에는 산수국, 탐라산수국, 꽃산수국, 성널산수국...

여러종류가 있다고 합니다만 산수국외엔 아직 보지 못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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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꽃

詩 : 김용택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모롱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벽 물소리처럼 나를 가만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거기를 지나는데

누군가 또 바람같이 가만가만 내 옷깃을 살며시 잡는 것도 같고

물소리같이 가만가만 부르는 것 같아도

나는 그냥 갑니다

그냥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흔들렸던 것 같은

나무이파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갑니다

다시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서 있다가

흔들렸던 것 같은 나뭇잎을 가만히 들춰봅니다

아, 찬물이 맑게 갠 옹달샘 위에

산수국꽃 몇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나비같이 금방 건드리면

소리없이 날아갈 것 같은

꽃이파리가 이쁘디이쁜

산수국꽃 몇송이가 거기 피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