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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야기/정원의 꽃과 나무 이야기

나도바람꽃

by 2mokpo 2011. 5. 6.

바람꽃 즉 아네모네는 그리스어 아네모스(Anemos : 바람)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영어의 윈드플라워(wind flower)라는 이름처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잘 자란다.

주로 2월 말경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을 시작으로 피기시작하며
잔설이나 얼음이 남아있는 북쪽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작고 앙증맞은 꽃이다.

한국에는 약 13종의 바람꽃속 식물이 자생하며
바람꽃,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외대바람꽃, 세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등이 있다.
또한 바람꽃속은 아니지만 "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은 종류가 많은데
대부분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만주바람꽃, 매화바람꽃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꽃마다에 붙은 "바람꽃"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를 알아보자.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는
많은 남신, 남성들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그 중에는 아도니스라는 청년이 있었다.
남성이면서도 아도니스의 아름다움은 여느 여성과 여신을 능가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어느날 아프로디테가 아들인 사랑의 신 에로스와 함께 숲에서 쉬고 있었는데
사랑의 화살을 가지고 놀던 에로스가 그만 실수로 어머니를 지르고 말았다.
에로스의 사랑의 화살은 처음 만나는 이성을 사랑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때마침 아도니스가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고
그를 본 아프로디테는 모든 일을 내버려두고
아도니스와 사냥을 다니면서 사랑을 나누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도니스를 걱정하여 사자나 곰 같은 맹수는 사냥하지 못하게 하였고
토끼나 사슴같은 약한 짐승만 사냥하도록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프로디테는 제우스의 부름을 받고 올림프스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떠나면서 다시금 아도니스가 걱정이 되어 맹수를 사냥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떠나고난 후 아도니스는 호기를 부려 맹수를 사냥하려했으며
그가 발견한 맹수는 바로 사나운 멧돼지였다.

아도니스가 던진 창은 멧돼지를 맞히기는 하였지만 너무 힘이 없어 큰 상처를 입힐 수가 없었다.
대신 성난 멧돼지의 뿔에 받혀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의 비명소리를 듣고 아프로디테는 부리나케 달려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아프로디테는 슬피 울면서
신들의 음료인 암브로시아를 피가 흐르는 아도니스의 가슴에 부어주었는데
그 흐르는 피에서 한송이 꽃이 피어났고 이를 아네모네라고 부르게 되었다.

아네모네는 이렇듯 속절없이 덧없는 사랑에서 피어났기 때문에
바람 불면 금방 피어났다가 바람 불면 금방 져버리고 만다.


이러한 전설이 있어선지 이른 봄에 바람꽃을 보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따뜻한 바람이 분다 싶으면 계곡을 가득 메웠던 꽃들이
몇주만에 씨앗을 맺고는 깜쪽같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햇볕이 잘 들지않는 북쪽이나 서쪽 계곡을 따라 산행을 하면서 골짜기 좌우를
조심스레 살피다 보면 작고 앙증맞은 바람꽃들을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료 : 강원도청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