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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이후 --/살아가는 이야기

77세 노인의 봄맞이

by 2mokpo 2024. 3. 19.
마당 정원에 있는 3종류의 국화를 화분에 옮겼습니다.
대문 앞에 놓을 계획입니다.
날씨에 이끌려 작년에 채취해서 보관해 둔 씨앗들도 찾아놔야 되겠습니다.
10평의 텃밭은 아내 담당이지만
늦가을에 심은 대파와 쪽파가 겨울을 잘 버텨냈고
빈자리를 뒤집고 퇴비를 뿌리더군요
봄을 느끼며 9년째 접어드는 시골생활이지만
오전에만 서너 시간 정도 하니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이런 봄의 일상이 나에게는 기쁜 봄 마중입니다.
도시 아파트의 생활은 집이라기보다 방에서 살았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산수유가 절정이라는 뉴스를 보면서 새봄엔 꽃만 보는 즐거움 보다
매일 기다림의 시간이 시골집에서 사는 큰 기쁨입니다.
문을 열고 나서면 마당이고, 집에서 내려다보면 논이고
가까이 산과 숲이 있어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곳에
내 일상이 있습니다.
날 잡아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서둘러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생활에 감사하며
한 해 동안 정원에서 잘 놀기 위한 마음을 간직해 보는 봄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살아가는 일이지만 푸른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새롭고
사회가 요구하는 속도를 벗어난 나이에 뭘 바란다면 과욕이겠지요
작년에도 봄은 있었지만 올해의 봄은 느껴보지 못했던 봄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욕심이 가라앉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요?
대신 꽃과 나무처럼 주어진 시간을 더 깊이 알아내는 지혜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하루, 한 계절 그렇게 살다 보면 한 해가 이어지겠지요
<봄의 왈츠> 듣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