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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이후 --/살아가는 이야기

소지로 내한공연을 보고

by 2mokpo 2018. 1. 1.

어느 날 아내가 오카리나 연습을 하는데, 수년전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LD 판을 보면서 들었던 그 곡--

 제목을 물어보니 <대황하> 란다.

일본의 NHK방송국에서 제작한 다큐 “대황하”를 배경 음악으로 소지로가 연주했던 곡.
잊혀지지않던 그 소리가 오카리나 소리였다니~~


순간 나에게도 오카리나 소리가 숲속의 요정이 부르는 노래 소리처럼 참 평화롭고 자연스럽게 들리는 계기가 되었다.

아내 덕에 2017년 12월28일,

내 평생에 와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를 잠실롯데콘서트홀에서 소지로 내한 공연을 보러 지하철을 타고 잠실에서 내려

콘서트홀을 찾는데 오르락 내리락을 몇 번 하다가 물어물어 겨우 오후7시에 8층 로비에 도착하여 아내와 만나고--

(아내는 리허설 관계로 오전에 미리 출발)


오후 7시30분 입장 후 실내 음향시설을 보고

대황하의 장면과 곡이 귓전에 들리는 듯 하면서  이번 공연 또한 기대에 벅차 올랐다.

8시, 하늘소리 오카리나 앙상블팀의 연주와 함께 시작된 1부 공연.
연주 곡명은 모르지만 폐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소리에 매료되기 시작하자마자 1부가 끝난 시간이 9시,

15분 휴식 뒤 시작된 2부에서는 언젠가 가을 숲속에서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의 바로 그 소리였다                               

하늘소리 오카리나 앙상불의 연주와 400명으로 꾸며진 한국오카리나오케스트라 연주는 환상 이었고

어머니의 손맛처럼 느껴진 피아노, 키타 소리 또한 좋았다.

공연의 구성도 오카리나와 잘 어울렸다.


모든 공연이 그렇듯이, 클라이맥스인 '대황하’ 는 엄숙하면서도 조용히 흘러나왔는데

난 홍수처럼 흘러내리는 황토색상의 우람한 강물과 강 주위에 살고 있는 원주민의 삶이 그려졌다.


분위기에 맞는 소지로의 몸놀림과 키타, 피아노, 드럼의 어울림이 숲 속을 거닌 느낌이었고

박경희의 바이올린과 서범수의 콘트라베이스의 소리도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 소리 같았다.

엘콘도르 파사와 대황하의 곡이 끝날 때 는 관객 모두와 함께 나도 힘차게 박수를 칠 수 있어 기뻤던 시간이었다.


공식 프로그램이 끝나고 앵콜로 들려준 연주는 숲속에 머물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듯--- 

20시에 시작한 공연은 22시 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고,

'한국오카리나 오케스트라’ 다운 공연 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수년이 지나서 아내를 통해 알게 된 대황하의 배경음악이 오카리나로 연주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반가웠고,

그 소리가 낙엽 떨어지는 소리와 같게 느낀 오카리나의 음률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공연 관계자들에게도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며 공연 후기를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