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봄을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으로 지나가고
봄 숲에 물이 오르면, 생기가 돈다.
겨울숲과는 다른, 촉촉함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지도 모른다.
이때면
숲은 살아있다는
아우성 소리로 요란하다.
땅 에서는 앙증맞은 야생화가 피어 오르고,
나무가지에는 새순이 돋는다.
복수초가 피었고,
노루귀,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현호색이 피었다.
이들이 한창 일때 쯤
고개를 들어 조금 먼 산을 보면
생강나무 꽃이 한창이다
봄이다.
봄숲을 걷는다.
아니 봄 바람 때문에
좋은 날씨면
집안에 있기가 두렵다.
하루하루 다르게 느껴지는 맛을 즐긴다.
이 때 즐기지 않으면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
오솔길을 걷다보면
코끝에 진한 향기가 스친다.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면
바로 내 앞에
길마가지나무 가 갈 길을 잡는다.
잎이 없는 나뭇가지에 핀다.
황해도 방언으로
길마기나무, 숫명다래나무 라고 부른다.
길마가지라는 이름은
몇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향기가 너무 진해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고
길을 막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잔 가지가 너무 많아 길을 막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아무래도 좋다
내 욕심은 5월경이면
빨간 열매를 맺는다는데
올해는 꼭 그 열매를 보아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