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윤의 작품으로 전칭되는 산수화 중에는 소경(小景) 산수인물화 계통의 그림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인 이 고사탁족도는 낙파연주첩(駱坡聯珠帖) 이라고 표제(表題)된 화첩에 속해 있던 것이다.
나무 아래의 물가에 앉은 선비가 술주전자를 받쳐 든 시동을 바라보며.
냇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감상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가벼운 여행용 봇짐을 등에 메고 술 주전자를 든 동자의 모습이라든가.
앞가슴을 풀어 헤친 선비의 모양새등으로 보아 세속의 명리(名利)를 떠나.
흐린물에 발을 씻었다는 초탈의 심회를 담은것이 아니라,
먼 여행에서 돌아와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쌓인 먼지을 씻으며 술을 대접 받았다는
선화유사(宣和遺事)의 내용을 그린것으로 생각된다.
또 벼슬을 하고 있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돌아와
"아버님 잠시 벼슬을 그만 두고자 합니다"
왜냐고 물으려 하다가 그만두고 아들의 얼굴을 보고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그 이유는 새로 임금님을 모시게 된 사람들이 자신과 당색이 같지 않았기 때문 입니다.
"사람이란 해야할 일을 정확히 알고 일 할 시간을 가려서 나아가야 하거는 잠시 속세를 떠나 있는것이 자식에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
아버님의 충심이 이 그림속에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자주 탁족을 하면 좋을 듯 합니다.
비단에 담채 27.8*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