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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자연, 환경, 숲

서울시 ‘제비SOS’ 프로젝트 추진

by 2mokpo 2015. 5. 7.

서울시 ‘제비SOS’ 프로젝트 추진

지난해 북촌한옥마을ㆍ용마산서 발견
-박원순 “생물 종 다양성 차원 복원” 특명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1. 판소리계 소설인 ‘흥부전’에서 흥부의 인생역전을 예고하는 단초는 제비다.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치료해준 흥부는 이듬해 제비가 가져다준 박씨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알거지가 된 놀부를 끌어안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교훈을 심어준다.

#2. 제비는 해충을 잡아먹는 사람에게 이로운 조류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제비는 새끼에게 하루 평균 350회 먹이를 주는데,

1년에 제비 한마리가 평균 5만2500마리의 해충을 잡아먹는다.

2009년 기준 제주에 서식하는 약 10만 마리의 제비 무리는 약 4000㏊에 있는 해충을 방제한 효과가 있다.

이를 해충방제비로 환산하면 약 20억원에 달한다.


언제부턴가 서울에서 제비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제비는 여름 철새로 늦은 봄부터 우리나라에 머물다 겨울이 되기 전에 강남(중국 남쪽 지방)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몇 해전부터 서울 도심에선 제비의 발길이 끊겼다.

제비는 하천과 농경지, 숲이 있는 곳에 서식한다. 서울시가 다양한 자연환경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시 제비를 불러들이진 못하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산림과학원이 북촌한옥마을과 용마산 일대에서 제비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서울숲 인근 다세대 주택에서는 제비 2쌍이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이 관찰됐다.

친환경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생물 종 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특명을 내렸다.

 “도심 속 사라진 제비를 찾아라!” 일명 ‘제비 SOS(Swallou of Seoul) 프로젝트’다.

서울시 푸른도시국과 산림과학원이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서울 시내 제비 서식지를 찾아 연구하고

향후 생명 종 다양성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산림과학원, 생태보전시민모임은 오는 11일부터 서울 전역에서 제비 서식 현황 조사에 착수한다.

안수연 서울시 자연자원팀장은 “제비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 조류”라며

“생물 종 다양성을 연구하는데 상징적인 아이콘”이라고 말했다.

제비는 경남과 제주 지역에서 개체수가 많이 발견되는 반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분포도가 약하다.

서울시 등은 문헌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서울 시내에서 제비가 도래할 만한 곳을 찾아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시민제보도 받을 예정이다.
산림과학원은 지난해 제비 서식지 연구 결과 서울시청에서 반경 5㎞ 이내 도심지역에서 제비가 번식활동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찬열 산림과학원 박사는 “제비는 처마에 둥지를 틀어 새끼를 낳고 생활하다

이동시기가 되면 배 밭이나 갈대에 또다른 둥지(잠자리)를 만들어 거주하는 습성이 있다”며 “하천이나 농경지, 숲이 있는 곳에 서식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등은 제비 번식기인 다음달 30일까지 제비 둥지와 개체수, 번식유무 등을 파악하고, 이동시기인 오는 9~10월에는 잠자리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비 보호와 관련 시민인식 증진을 위한 생태교육도 병행한다.

안 팀장은 “제비가 산란기에 어떻게 알을 부화하고 활동하는지 생태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며

“제비 보호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라져가는 생물에 대한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