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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한국화가)

어초문답도(漁樵問答圖)

by 2mokpo 2014. 11. 9.

 

이명욱(李明郁)   :  족자 종이에 담채       173.2 x 94.3 cm     간송미물관

이명욱은 숙종의 총애를 받은 화원으로 도화서(圖畵署)의 교수를 지냈다.

어초문답도(漁樵問答圖)는 어부와 초부가 묻고 답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어부는 고기잡이이고, 초부는 나무꾼이지요. 

그림 속에서 누가 고기잡이 인지 아시겠지요? 당연히 낚싯대와 고기 꾸러미를 들고 있는 사람이지요. 

고기잡이는 커다란 머리에 테만 있는 갓을 썼습니다.

머리털과 수염은 깎지 않고 내버려 두어 삐죽삐죽 뻗어나 있고, 
허리춤에 그러모은 바지 아래로는 맨발이 드러나 있습니다. 
고기잡이는 갈대가 무성한 강변 길에서 나무꾼을 만났습니다. 
“어디 오늘은 재미 좀 보았나?” 
나무꾼은 고기잡이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허허, 재미는 무슨? 그저 바람이나 쐴 뿐이라네.” 
고기잡이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에 쥔 붕어 두 마리를 들어 보였습니다. 

“예끼 이 사람아, 저기 강변에서 하루 종일 앉아 겨우 이뿐이란 말인가!” 

나무꾼은 고기잡이가 낚시하던 쪽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고기잡이는 대답 대신 웃기만 하였습니다. 

“그 놈들 참 실하기도 하네. 오늘은 자네가 안주거리를 구했으니 술은 내가 내겠네.” 
고기잡이와 나무꾼은 사이좋게 주막이 있는 마을로 향했습니다. 
바람이 불자 나무꾼의 치렁한 옷자락이 펄럭였습니다. 허리춤에 찬 손도끼와 어깨에 멘 막대가 흔들렸습니다.
 군데군데 꿰맨 옷자락은 남루했지만 표정은 무척 밝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