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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모셔온 글 모음, 어록

美대사관 '弔旗'옆 그대로 선 태극기

by 2mokpo 2010. 4. 28.

 

 27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로에 있는 주한미국 대사관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조기(弔旗)로 게양돼 있다.

천안함 침몰로 46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26일부터 29일까지 애도기간으로 정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주한미국 대사관의 설명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바로 옆 건물인 문화관광부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는 조기가 아니다.

애도기간 내내 조기를 다는 게 아니라 '애도의 날'인 29일 하루만 조기를 걸기로 한 정부 방침이라는 게 정부의 해명이다.

정작 목숨을 잃은 것은 한국 장병이고, 애도 기간을 정하고 애도하고 있는 것?

한국인데도 조기를 내건 것은 미국이라는 사실이 매우 역설적이다.

애도 의식은 애도의 마음을 이끌어 내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다.

애도 기간을 정하고 애도의 날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한 것은 모든 국민이 함께 애도의 마음을 갖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우리 젊은이들의 명복을 빌자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분초를 아껴 쓰는 국정을 잠시 미루고

지난 26일 천안함 장병 분향소를 찾은 것도 이런 애도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진심은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말을 그럴 듯하게 하면 본심을 보지 못할 수 있지만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한다.

미국이 거는 조기를 우리 정부는 게양하지 않고 있는 것,

이것을 보고 진정으로 애도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출처 : 머니투데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