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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모셔온 글 모음, 어록

4대강 사업은 무엇을 죽이는가

by 2mokpo 2010. 4. 16.

지료출처 : 한겨레 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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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은 무엇을 죽이는가 / 이도흠   »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강은 언제든 달려가면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으로 우리의 심성을 늘 곱고 맑게 치유하는, 어머니의 마당이다. 그

 강은 흐르면서 쌓고 나누면서 아우르며 죽이면서 살리는 세 가지 역설을 지녔다.

강은 흐르면서 퇴적물을 쌓고 그 퇴적물에 생명이 깃들고 마을이 조성되고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역사를 형성한다.

강은 나뉘어 흐르면서 온갖 생명의 종과 사람들의 말씨와 문화를 다르게 하고 서로 물길을 따라 오고 가며 하나로 어우러지게 한다.

미생물을 물고기가 삼키고 이를 물새가 먹고 그 주검을 다시 미생물이 처리하기에, 강이 흐르는 한 죽음이 삶이 되는 순환은 영원하다.

하지만 보로 막는 순간 이 모든 것은 끝장이 난다.

 

물은 흐르면서 이온작용과 미생물의 활동, 식물들의 흡수에 의해 자연정화를 하고,

막히면 그것이 불가능하여 빠른 속도로 썩는다. 이 상식을 어기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 정권은 4대강 사업으로 홍수를 예방하고 물을 확보하며, 34만명의 취업효과를 유발하며, 물을 맑게 한다고 주장하는데, 모두가 거짓이다.

 

홍수는 지류에서 90% 이상이 발생하므로 홍수를 막으려면 본류보다 지류 살리기로 전환하여야 한다.

콘크리트 호안을 두를 경우 유속이 빨라지고 완충지대가 없어져 외려 홍수가 더 크게 일어난다.

선진국은 강의 유역을 넓히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물은 지금만으로도 4대강 모두에서 남는다.

낙동강의 경우 1100만t이 남으며, 정부는 1인당 1일 생활용수 수요량을 일본인 평균보다 100ℓ나 많은 453ℓ로 계상하여

국민을 속였다. 모든 것을 중장비에 의존하기에 취업 증대 효과는 2만명 남짓이며,

오히려 현재 2만2000명의 농부가 삶의 터전을 잃고 실업자로 전락하였다.

엠비 정권은 첨단 기기와 기폭시설로 물을 정화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그들 스스로 강물이 오염될 것을 전제한 것이며,

저절로 맑게 흐르는 물을 오염시켜 놓고서 이를 기기로 정화하여 해마다 수백, 수천억원의 혈세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울산 태화강도 보를 허물자 맑아져 새와 물고기가 돌아왔으며, 선진국은 댐을 해체하고 ‘생명의 강’으로 복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엠비 정권은 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영향평가법, 문화재보호법 등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24시간 조명등을 켜놓고 속도전을 강행하고 있는 것일까. 토목공학자들의 주장대로,

4대강 사업은 운하가 아니라면 목적이 없는 사업이다. 16개의 보를 쌓고 모든 강바닥을 5m 깊이로 준설하고 있는 공사는 실제 대운하 사업이다.

 

정부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국토가 철저히 파괴되고 이 땅과 강과 바다가 오염되어 수많은 생명이 죽고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홍수나 침수 등 재앙이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며, 243점의 귀중한 문화재와 1400곳의 문화재 분포지역이 침수되거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이 사업에서 토건카르텔은 수조원을 챙겨, 일본의 자민당 체제가 그랬던 것처럼 장기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할 것이다.

이 경우 이 땅의 민주주의 또한 사망하고 부패는 구조화한다.

 

현 정권이 진정으로 강과 나라를 살리려 한다면 이를 당장 중지하라.

나중에 복원하려면 수백조원의 예산과 수십년의 시간이 든다.

독일 이자르강의 경우 8㎞를 복원하는 데 21년 동안 458억원이 소요되었다.

최소한 조사와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시범적으로 한 곳을 실시하고 이를 분석하고 검토한 뒤에 국민의 동의를 얻어 전국적으로 시행하자.

후자마저 거부한다면, 재앙과 저항은 필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