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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읽다가·서평 모음

카니자 삼각형(Kaniza Triangle)

by 2mokpo 2009. 12. 9.

 

 

♬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하늘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

내 초등학교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인데---

이 단순하고 짧은 노랫말에는 ‘뜨는 것’과 ‘나는 것’, ‘나는 것’과 ‘높이 나는 것’이 단계별로 선명하게 나뉘어져 있다.

확실히 ‘뜨는 것’과 ‘나는 것’은 다릅니다.

 

공기든 물 위든 ‘뜨는 것’의 힘은 밖에서부터 옵니다.

구름이나 풍선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기 위로 떠다니다가 사라지고,

물에 뜬 거품과 부평초는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표류하다가 꺼져버립니다.

하지만 ‘나는 것’은 다르지요. 나는 것은 자신의 힘과 그 의지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향해 돛을 올리고 날개를 폅니다.

독수리의 날개는 폭풍이 불어도 태양을 향해 꼿꼿이 날아오르고,

잉어의 강한 지느러미는 거센 물살과 폭포수를 거슬러 용문(龍門)에 오릅니다.

 

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자성에 ‘천외유천(天外有天)’이란 말이 있다.

하늘 밖에 또 하늘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차원을 한 단계 높여 ‘높이높이’ 날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매기 ‘조너던’처럼 혼자서라도 높이높이 나는 비행연습을 해야 하고, 다른 무리의 갈매기 떼를 만나 함께 비행을 해야 한다.

갈매기 ‘조너던’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카니자 삼각형’이다.

 

위 그림에서 게의 집게발처럼 생긴 것이 팩맨(Pac-Man)이다.

이것을 보고 있으면 그 사이로 하얀 삼각형이 보인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실재하지 않는 그림이다.

 

보는 사람의 시각 속에서만 나타나는 삼각형인 것이다. 

이 가상의 삼각형은 우리가 높이 날아야 할 공간, 창조적 상상력과 그 지성의 영역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어떤 사람들은 집게발 같은 팩맨의 모양만을 본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그 사이에 있는 삼각형의 공백을 볼 수 있다.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 상관없다.

꿈, 상상력, 창조공간, 미래의 판타지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높이 날아올라야 할 창조적 상상력의 하늘이라는 것이다.

높이 날기 위해서는 지식과 상상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떴다, 떴다 비행기'에서

“우리 비행기”는 내가 아니라 “우리 친구, 우리이웃, 그리고 우리나라”다.

 

한국 연 : 가운데 구멍이 있어 단순히 뜨는것이 아니라 "날" 수 있다. 

 

이어령 지음, 『젊음의 탄생』, 출판사 : ‘생각의 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