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okpo 2024. 2. 1. 20:23

김희겸은 화원화가로 자는 중익(仲益), 호는 불염자(不染子), 불염재(不染齋)다. 희성(喜誠)이란 다른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아들 후신(厚臣)도 화가였다. 그는 1748년(영조 24) 어진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인물화에 능했다. 지팡이를 짚은 선비의 뒷모습과 소등에 탄 동자의 율동감 넘치는 동작에서 그의 인물화 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김희겸(金喜謙,1710년대~1763년 이후)이 그린 적성래귀는 피리 불며 돌아오다라는 뜻이다. 원래 구절은 소잔등에서 피리 불며 짝지어 돌아올 때면 달빛은 앞 시내에 뚜렷이 떠오르네. 이 문장은 남송(南宋)의 유학자 나대경(羅大經, 1196~ 1242)이 지은 수필집 학림옥로산거(山居)’편에 들어 있다.

 

산속 생활의 즐거움을 읊은 산거는 중국과 조선의 문인들에게 인기가 많아 여러 작가들이 다투어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적성래귀

김희겸 역시 산거(산속 생활의 즐거움)’6폭으로 그렸는데 적성래귀는 마지막 6폭 째 그림이다.

‘적성래귀’ 6폭의 마지막인 까닭에 그림을 그린 날짜와 장소가 적혀 있다. ‘갑술년(1754) 늦봄(3월)에 초진 임소에서 그리다. 불염자’(甲戌暮春, 在椒鎭任所寫, 不染子)라고 되어 있다.

 

김희겸_산가독서

김희겸 산거중  2폭은 산가독서(山家讀書):산속 집에서 책을 읽다’,

김희겸 산정일장(山靜日長), 지본담채, 37.2 29.5cm. 간송미술관]

 김희견 산거중 1폭은 ‘산정일장(山靜日長):산은 고요하고 해는 길다’,

김희겸 산처치자

4폭은 산처치자(山妻稚子):촌티 나는 아내와 자식’,

산거에 묘사된 삶은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빨리빨리에서 벗어나 느리게 더 느리게사는 삶이다. 어떤 삶이 느리게 사는 것일까. 조바심을 내려놓고 마음에 여유를 담고 사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