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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난 시간 --/모셔온 글 모음, 어록

황혼의 미학 중에서

by 2mokpo 2017. 12. 15.

얼굴에 선량함을 가득 담고 침묵하는 노인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부드러운 '황혼 빛'을 비춰 준다.


부드러운 가을빛은
시들어 말라 가는 낙엽도 빛나게 하지 않는가.


늙어 가면서 중요한 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지는 일이다.


침묵하는 법을 배운 노인은
외롭다고 푸념하지 않는다.


고요한 노인은
말없이 자기 삶의 '그림책'을 훑어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리하여 그에게서는 평화와 고요가 흘러나오고
다른 사람들도 이 고요 안에서 편히 쉬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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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한다.
이 땅에 영원한 것은 없다.
변화와 소멸만 있을 뿐.


지극히 아름다운 여름도
가을과 시듦을 맛보려 한다.


나뭇잎아,
바람이 너를 데려가려 하거든
가만 있거라.


네 놀이다 하며 막지 말아라.
가만히 두어라.
바람이 너를 꺾으면
바람에 실려 집으로 날아가리라
                               Hesse--

안셀른 그륀의 '황혼미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