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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이후 --/살아가는 이야기

이제 여수룰 벗어 납니다.

by 2mokpo 2016. 3. 31.



2016년 3월8일

모든 계획대로 된다면 5월30여일쯤 거처를 담양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떠나기를 결정하기 전까지
40여년 살았던 여수를 벗어나기 힘들었는데 막상 결정을 하고 대지 구입 후

건축을 하는 중이라 이젠 빨리 가고 싶어집니다.
아니 ‘한 5년 정도만 빨리 결정을 했어도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 분들은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듣고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젠 흙을 밟고 살고 싶고 그 동기부여를 아내가 했기 때문입니다.

또, 자연이 늘 내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계절의 변화를 더 깊숙이 느끼면서 살고 싶어지고도 했습니다.

환경론자이거나 자연주의자는 아니지만
관심을 갖고 관련 서적을 읽어보면서

막연히 다니고 오르내렸던 산야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산으로 들로 자주 나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35년 동안 생산이라는 단어속에 수치가 맞아야 하고 

그 수치에 준한 불량제품이 나오지 않아야 하는 익숙해진 생활—

그게 맞는줄 알고 살아 왔는데

퇴직 후 자연의 오묘한 신비속에 손녀들에게만 이라도 화분속의 꽃만 보여줄게 아니라

스스로 봄 숲속에서 돋아나는 푸른 새싹에서 창조성을,

여름 숲의 왕성함과 가을 숲의 버림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갖게 해 주고 싶습니다.
지 엄마 아빠와 함께라면 더 좋을거고 아니면 아내와 함께 라도 손녀들에게
꽃 모양의 생김새, 색상의 아름다움, 이름모를 곤충이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하다보면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생명의 귀함과,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난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자라면서

생각의 폭이 깊고 넓어지게 되어 친구나 주변 사람까지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낭만적인 생각과 꿈만 있는게 아니겠지요?
지금까지 계절이 변화 할 때면

걸쳐 입었던 옷만 바꿔 입었지만
올 겨울 부터는 하수관도 얼지 않게 보온을 해주어야하고,

수도꼭지도 얼지 않게 헌 이불이라고 덮어 주어야 되겠지요.
그외 또 다른 겨울준비도 많겠지만 살아가면서 해야 하겠지요.
아내는 아파트 베란다의 화분은 어떨거냐고 걱정을 합니다만

올해는 마당 구석에 비닐하우스라도 만들어야 되겠지요
단독주택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지기까지 3년 정도는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아내는 올 겨울 귀를 덮는 털 모자도 하나 사야될 것 같다고 하네요.
나도 하나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