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이야기

바보들의 배

2mokpo 2012. 5. 17. 19:54

 

제목 : 바보들의 배

작가 : 예로니모 보스(Hieronymus Bosch: 1450- 1516)

규격 : 57.8 x 32.5

소장: 빠리 루브르 박물관

 

부정적인 것 혹은 보기 역겨운 것을 고발함으로서

교훈적 성격을 띈 성미술이 간혹 있는데

보스의 <바보들의 배>가 바로 그런 내용을 담은 그림이다.

 

작가는 어디 눈을 돌려 봐도 부패한 것 밖에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제일 먼저 고발하는 것이 바로 성직자, 수도자이기에 그들을 가장 중앙에 배치하고 있다.

오른쪽에 봉헌된 수도자의 상징으로 둥근 삭발을 한 수사(修士)

당시 개혁 수도회의 회원인 베킨(Beguine) 회원이며,

 반대편에 키타를 흥겹게 연주하는 수녀(修女)와 다른 한 수녀,

즉 수남(修男) 하나와 수녀(修女) 둘의 구도를 중심에 두고 고발을 시작하는데,

수도자는 가장 맑은 삶,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할 사람들인데,

 이들이 정신이 나갔으니 세상은 갈 때까지 왔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먼저 강조하고 있다.

 

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는 수녀와 수남이,

그 곁을 둘러싼 세 명의 농부들 사이에 걸려있는 고기 파이는 서로의

시야를 가릴 만큼 한마디로 주지육림(酒池肉林)의 가련한 참상 아래 있는

당시 크리스챤 생활의 참담상을 고발하고 있다.

   

살이 디룩디룩 한 농부 일당과 그중에 다른 한명은

그 포만상태에서 더 식도락을 즐기기 위해 나무에 걸어 둔 거위에 칼을 대고 있으며,

오른 쪽 배 머리에 한 녀석은 너무 과식을 해서 강에다 음식물을 토하는 모습을 통해

어디부터 손써야 할지 모르는 참담한 현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배 앞쪽에 웃통을 벗은 모습으로 물속에 있는 두 녀석은

과식과 과음으로 너무 더워 진 몸을 식히기 위해 일부러 물속에 들어갔는지

아니면 취중에 빠졌는지 모르지만 물속에서도

술통에서 나오는 술을 받기 위해 잔을 쳐들고 있으며 둘 다 취해 정신이 없는 모습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오른쪽 뱃머리에 앉은 광대이다.

중세기의 광대는 그냥 재주를 부려 사람들을 웃기는 삼류 연예인이 아니라

김삿갓으로 표현되는 우리 문화의 방랑시인 처럼 시대를 풍자하는 어떤 의미의 예언성을 띈 사람인데,

그 역시 정신이 빠져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은

이제 수남이도 수녀도 광대까지 이 지경이니 볼 장은 다 보았다는 극히 자조적인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비정상이 정상이요, 정상이 오히려 이상으로 따돌림 받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요즘은 웰빙(Well Being)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적게 일하고 많이 쉬고,

땀은 조금, 쾌락은 넉넉히, 가치있는 것 보다는 편한 것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는 문화가

대단한 매력으로 서서이 우리 사회를 잠식하고 있다.

 

그래서 공장이나 집안일을 통해 흘리는 땀은 어리석은 사람이 선택하는 삶의 소모 현상이고,

수고의 땀이 요청되지 않는 안락이나 괘락을 즐기기 위해

디스코텍에서 온몸을 쾌락에 몰입하며 흘리는 땀이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이런 문화는

 <바보들의 배>의 승객들이 정신 나간 농부만 아니라 수녀, 수사들도 있듯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들도  서서이 잠식하고 있다.

 

마치 중세기에 지은 그 아름다운 대성당들이 대기오염에 일반 건물과 다름없이 오염되고 있는 것처럼.

자료출처: 인터넷 검색에서